오자와 이치로 / 아베 신조
일 정권 걸린 참의원선거 3주 앞으로
퇴로를 차단하는 야당 대표와 빠져나갈 곳을 찾는 총리. 오는 29일 정권의 향방이 걸린 참의원 선거를 놓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대표가 5일 대조적인 태도를 취했다. 오자와 대표가 5일 오전 선거출정식 성격의 기자회견에서 “과반수를 얻음으로써 정치의 흐름을 바꾼다”며 “이번이 최후의 기회이므로 (과반수 획득을) 실현할 수 없다면 나는 대표를 맡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과반수 획득에 실패하면 대표를 사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며, 배수진을 치고 과반수를 확보해 정권 구도를 바꾸겠다는 결의를 나타낸 것이다. 거꾸로 아베 총리에게도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공세를 펴는 뜻도 포함된 것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패배시 책임문제에 대해 “질 것을 전제로 얘기할 생각은 없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내각 지지율이 30% 아래까지 떨어진 아베 총리는 총선 결과에 대해 “대단히 어려운 정세”라고 인정했다. 그는 지지율 하락의 큰 요인인 연금기록관리 부실문제의 해결을 애초 공언한 1년에서 앞당기겠다고 밝히는 등 연금문제에 애쓰는 모습을 연출했다.
민주당 “과반획득 미달때 대표 사퇴” 배수진 치며 압박
수세 몰린 아베 언급 회피…패배땐 ‘책임론’ 불거질듯 나카가와 히데나오 자민당 간사장과 모리 요시로 전 총리 등 자민당 실력자들은 설령 과반수 확보에 실패해도 아베 총리가 물러날 필요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아베 총리는 과반수에 미달돼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이미 우세하다. 전체 참의원 의석 중 과반수인 122석을 새로 뽑는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과반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민당과 공명당은 64석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여당보유분 58석은 이번에 선거를 치르지 않는다. 일본 언론은 여당의 과반수 의석 유지는 힘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공명당이 보유한 13석을 확보하는 경우 과반수 유지에 필요한 자민당의 의석은 51석이지만 연금문제나 규마 전 방위상의 사임 역풍으로 여당의 과반수 확보는 곤란하다는 견해가 대세”라고 지적했다. 자민당이 51석에 미달하고 45~50석을 얻어 여당 전체가 58~63석이 될 경우 무소속과 소수야당을 끌어들여 ‘과반수 공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베 총리가 책임 문제를 명확히 하지 않은 것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쿄의 외교소식통들은 “자민당이 44석 이하에 그치고 여당 전체가 57석 이하로 참패할 경우 총리 책임론이 자민당 안에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1998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44석으로 참패해 하시모토 유타로 총리가 물러난 사례가 있다. 아베의 후임으로는 아소 다로 외상,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 다니가키 사다카즈 전 재무상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재기용까지 거론되고 있으나 현재로선 강력한 주자가 없는 상태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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