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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내 생각은 이미 말했다“ 아베 입조심

등록 2007-06-27 19:30수정 2007-06-28 00:47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 기자회견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 기자회견
시오자키 관방도 “덧붙일 말 없다” 몸사려
‘표나게 반발떈 되레 역풍 우려’ 판단한 듯
“미국 방문 때 내 생각은 이미 설명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7일 밤 기자회견에서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견해를 묻는 물음에 매우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아베 총리는 전날에 이어 같은 발언을 되풀이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도 이날 “더 덧붙일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나라 의회의 일이어서 정부로서는 코멘트할 처지가 아니다”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기도 했다.

아베 정부는 일단 7월 중순으로 예정된 본회의 표결 때까지 표나게 반발하는 게 상책이 아니라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일본이 반응할수록 (미국의) 반발을 초래해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한 것으로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일본의 강경 우파 의원들이 지난 14일 “위안부 동원에 강압이 없었고, 일부는 자발적이었다”는 터무니없는 내용의 의견광고를 <워싱턴포스트>에 냈다가 오히려 미국내 여론을 악화시켜 ‘역풍’을 맞았다고 일본 언론은 일제히 지적했다.

기타가와 가즈오 공명당 간사장이 “앞으로 일본 정부의 자세에 오해를 낳는 듯한 일본 쪽의 발언은 삼가야 한다”며 이들 의원의 자제를 촉구했다. <아사히신문>은 미국 의회조사국 관계자의 말을 따 “이것(광고)은 옛 일본군이 행한 행위의 전체 실상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라며 “광고가 미국에서 반발을 불러 4월 말 아베 총리가 방미해 진정시킨 의회의 분위기를 단번에 악화시키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도 “이번 결의안 통과는 일본군 위안부에 한정되지 않고 역사관 수정에 적극적인 아베 총리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고 전했다.


20여개 단체가 소속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행동 네트워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깊은 감사의 마음으로 미국 하원 외교위 결의안을 환영한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조사와 공식 사죄를 요구했다. 이 문제 전문가인 요시미 요시아키 주오대 교수는 <한겨레> 전화통화에서 “일본 정부는 이번 기회에 모호하지 않은, 명확한 사죄를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9개 단체 변호인단 소속 변호사 30여명도 이날 오전 아베 총리 앞으로 ‘위안부 문제의 최종 해결을 요구하는 요망서’를 보내 자세 변화를 촉구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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