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타고 온 배에 16년치 급여분 경유 실어”
2일 오전 일본 아오모리현 바닷가에서 발견된 탈북 일가족 4명이 타고온 나룻배(전장 7.3m)에 예비용을 포함해 2개의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경유도 200ℓ 정도로 충분히 준비하는 등 주도면밀한 준비를 한 뒤 탈북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아사히신문>이 5일 보도했다. 경찰조사 결과 나룻배에는 90ℓ가량 경유가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은 이날 기자들에게 나룻배를 타고 일본에 도착한 탈북자 가족과 관련해 “무장난민이 아니란 것은 분명하지만 위장 난민이 아니라는 보증은 없다”고 밝혀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수사당국이 확실히 조사한 뒤에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문은 대북전문가의 말을 빌어 “북한에서는 경유 가격이 매우 비싸 1ℓ의 가격이 평균급여 1개월분으로 알려졌다”면서 “일가가 준비한 경유의 가격은 북한시세로 16년분의 수입에 해당된다”고 보도했다. 이 전문가는 “나룻배는 낡아보여도 경유가 대량 채워져 있는 데다 예비용의 엔진까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일가족들은 가난한 상황에 있다고는 결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탈북가족은 지난 4일 일본당국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탈북이유를 생활고와 북한체제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밝혔다.
한 해상전문가는 이들이 동해의 날씨와 파도가 일년중 가장 안정된 시기를 택해 바다로 탈북한 점을 들어 “겨울 동안 연료 등을 조금씩 마련해 탈출 시기를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미량의 각성제를 소지한 것으로 드러난 차남은 “졸음을 쫒을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소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경찰은 북한에서는 외화벌이 목적으로 각성제의 밀조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각성제 공장은 북한전역에 적어도 3곳이 있으며, 그중 한곳이 탈북 일가가 출항한 청진항에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일부 수사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북한에서는 일반의 약과 같은 감각으로 각성제를 입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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