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오일쇼크 때 에너지절약기술로 경쟁력 확보 본떠
값 급등한 구리 대신에 알루미늄 등 대체재 찾기
값 급등한 구리 대신에 알루미늄 등 대체재 찾기
일본 제조업이 최근 금속원자재 가격 급등을 극복하려는 기술개발로 새로운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1970년대 에너지 위기 때 에너지 절약 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했던 전력을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철강 등 일본의 제조업체들은 최근 가격이 많이 오른 금속의 사용을 줄이고, 대체재나 대체생산 방식을 찾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말 출시하는 신형 세단의 설계를 조정해, 동급 사양의 다른 차에 비해 구리 사용량을 10% 줄였다. 미쓰비시전기는 에어컨 실외기의 구리선을 알루미늄으로 대체해 구리 사용량을 1대당 20% 줄이는 데 성공했다. 자동차 1대에는 6~7㎏, 에어컨 1대에는 5~6㎏의 구리가 사용되므로, 이런 방식으로 자동차와 에어컨을 모두 생산하면 1년에 100억엔(약 765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닛신제강 등 철강회사는 부식 방지 소재로 니켈 대신 크롬을 사용한 스테인레스강 제품을 증산했다. 제이에프이(JFE)스틸도 크롬과 티타늄으로 부식 내구성을 높인 제품의 생산 규모를 늘렸다. 건축자재로 쓰이는 스테인레스강에선 니켈 제품이 크롬 제품에 비해 3배 정도 비싸다. 니켈 제품의 비율을 10% 줄이면 매년 1천억엔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전망은 철강 구매사들에게 매력적인 제안이다.
혼다 자동차는 연료전지차에 사용되는 백금의 양을 대폭 줄이는 것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세계에서 생산되는 백금 가운데 60%가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용으로 사용된다. 연료전지차는 가솔린차보다 10배 이상 많은 백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전세계 △구리 수요의 7% △니켈 수요의 14% △인듐 수요의 60%를 소비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1년 동안 구리는 60%, 니켈은 300%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에너지 절약으로 70년대 에너지쇼크를 극복하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성공적으로 확보한 일본이 금속 자원의 ‘절약’으로 원자재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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