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부성 “11일 자살” 학생편지 공개
학교의 ‘이지메’(집단 괴롭힘) 문제로 일본 열도가 또다시 떠들썩하다.
최근 이지메로 인해 자살한 학생이 잇따른 데 이어, 자살 예고 편지가 일본 정부에 배달돼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7일 새벽 기자회견을 열어 자살 예고 편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문부성이 긴급 회견까지 연 것은 편지에 “8일까지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11일 학교에서 자살하겠다”고 시한까지 적혀 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빨리 이 사실을 전국에 알려 이 학생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다.
봉투에 든 편지 7통 가운데 급우들에게 쓴 편지에서, 이 학생은 “왜 나를 이지메하는가. 왜 내 바지를 벗기는가”라고 물었다. 교장에게 쓴 편지에는 “부모가 옛날부터 이지메를 호소했는데 왜 아무 것도 하지 않는가”라는 항변이 담겨 있다. 편지와 봉투에는 학생의 신원을 알 만한 정보가 전혀 없다. 문부성은 소인의 일부에 적힌 글자를 단서로 전국 우체국을 조사하고, 각 교육위를 통해 이 학생을 찾느라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편, 한 비영리법인이 지난 3년 동안 학생 1만3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지메가 여전히 만연해 있으며, 이지메의 심각성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상당히 무뎌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마이니치신문>이 6일 보도했다. ‘이지메한 쪽이 나쁜가’라는 물음에, 중학생은 절반이 못되는 46.5%, 고등학생은 42.5%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특히 고학년일수록 ‘이지메를 당해도 어쩔 수 없다’, ‘이지메를 없앨 수 없다’는 등 체념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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