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언제든 대화” 문 열어 놨지만
납치문제가 최대 걸림돌
납치문제가 최대 걸림돌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뒤이은 일본의 대북제재로 두 나라 사이의 분위기는 한층 험악해졌다. 일본에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시설에 대한 방화 기도를 비롯해 민족학교와 학생들에 대한 협박과 폭행이 재연됐다. 북한에선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일본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미사일 문제가 북-일 관계의 결정적 변수는 아닐 수도 있다. 한 한반도 전문가는 북 미사일이 일상적 위협은 아니라는 점을 들면서, “일본 사람들은 두세달이면 미사일 발사를 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쪽도 북-일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송일호 북-일 수교교섭 대사는 발사 직후 “조건만 갖춰지면 언제든 대화에 응하겠다”며, 공을 일본 쪽에 넘겼다.
북-일 관계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최대 장애물은 납치 문제다. 북한은 6월 말부터 납치 문제의 상징인 요코타 메구미의 남편 김영남씨를 한국과 일본 언론에 공개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김씨와 딸 은경(일명 혜경)양을 방송화면에 출연시켜 메구미의 사망을 재확인함으로써 납치 문제를 매듭지으려 애썼다. 일본 기자들을 초청해 메구미가 살던 집과 병원, 화장된 장소 등을 둘러보도록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쪽은 북한의 연출이라고 평가절하하며, 대북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일본 언론들 또한 정부와 철저하게 보조를 맞추고 있다. 북한의 진전된 태도나 설득력 있는 해명도 일본에선 전혀 평가되지 않는다. 북한이 보낸 유골이 가짜라는 일본의 감정 결과에 대해 권위있는 과학잡지 〈네이처〉가 의문을 제기했지만, 일본 언론들은 묵살했다. 북한은 ‘성의를 보일 만큼 보였다’는 태도인 반면, 일본에선 ‘북한이 거짓말을 계속하고 있다’는 불신감이 팽배해 납치 문제의 출구를 찾기 힘든 실정이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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