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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CIA, 일 야당분열 ‘비밀공작’ 폈다

등록 2006-07-19 19:16

1950년대 후반~64년…자민당 정권 강화위해 돈 건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지난 1958년부터 64년까지 일본 야당을 분열시키고 자민당 정권을 강화하기 위한 비밀 자금공작을 펼친 사실이 공문서로 확인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일본 정치권에 대한 중앙정보국의 자금공작 실태는, 미 국무부가 기밀해제 기간인 30년이 지난 자료들로 펴내고 있는 사료집 〈미 합중국의 외교〉의 29권 2부에 실렸다. 이 사료집 권두의 ‘편집노트’에는 “미 정부는 중앙정보국에 대해 일본의 정치에 영향을 끼치기 위한 비밀공작 4건을 승인했다”고 기록돼 있다. 당시 자금공작은 소규모이기는 했지만, 자민당의 주요 친미 정치가에 대한 지원과 좌파 야당에서 온건파를 분리시키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다. 첫 공작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정부 시절인 59년 5월 일본의 총선을 앞두고 야당의 약진을 막기 위해 자민당 친미 성향 간부 몇명에 대해 자금과 함께 선거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사회당 분열 공작은 59년부터 친미적인 ‘책임있는’ 야당 탄생을 목표로 진행됐다. 1년 동안 2700만엔이 지원됐다. 이 공작은 60년 1월 사회당 우파들이 탈당해 민사당을 결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64년 들어선 린든 존슨 미 행정부는 이런 공작이 부적절하며 발각되면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는 판단에 따라 곧바로 중단했다. 그렇지만 공산주의 세력을 배제하기 위한 비밀작전들은 68년까지 지속됐다.

냉전이 한창이던 시기에 미국이 우파 정권을 지원하고 야당을 분열시키는 공작을 노골적으로 편 사실이 공문서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교도통신〉은 전후 일본정치사와 미-일 관계사의 재검증으로 이어질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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