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권에서 개헌 절차를 담은 국민투표법안 심의가 진행되는 등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이 구체화하면서 시민단체들의 반대 운동도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
노벨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와 평론가 가토 슈이치 등 문화인들이 이끄는 대표적 개헌 반대 시민단체인 ‘9조 모임’은 10일 도쿄 신주쿠 일본청년관에서 첫 전국교류집회를 열고, 평화헌법 개정 반대를 촉구했다. 모임 결성 2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날 집회에는 시민단체 관계자 1500여명이 참석했다. 2004년 6월10일 이 모임이 결성된 뒤, 그 취지에 찬성하는 모임들이 직업·지역별로 만들어지기 시작해 현재 5174개에 이른다. 이들 단체는 강연회와 심포지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개헌 반대 운동을 벌여나가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 가토는 “일본은 9조를 중심으로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호헌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개헌 세력이 의회의 다수파이지만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은 것은 아니므로 9조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고 제안했다. 미키 무쓰코 전 미키 총리 부인은 “전쟁을 경험한 노인들만으로 (모임을) 시작했지만, 젊은층이 많이 참여해줘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선 각 지역의 활동사례들도 발표됐으며, 기존 호헌운동의 틀로는 개헌을 저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창조적인 반대 운동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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