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지지율이 2021년 10월 출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일본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4~15일 여론조사(응답자 1064명)를 실시한 결과,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29%로 지난달(37%)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이는 기시다 내각이 출범한 뒤 가장 낮은 수치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최근 개각을 단행한 데 이어 여론의 높은 지지를 받는 통일교 해산명령 청구까지 결정했으나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이 오히려 하락한 것이다.
앞서, 요미우리신문(34%), 마이니치신문(25%), 교도통신(32.3%) 등의 이달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기시다 총리는 16일 기자들을 만나 ‘최저 지지율’ 흐름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고 미룰 수 없는 과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이 계속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은 한국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마이넘버 카드’ 혼란이나 지속되는 고물가 등으로 신뢰를 잃은 것이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를 신뢰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62%가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다. ‘신뢰할 수 있다’는 30%에 머물렀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기시다 총리의 열정이나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 등 지도자의 기본적인 자질에 대해서도 각각 응답자의 59%와 69%가 부정 평가를 내렸다.
이렇다 보니 기시다 총리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낮은 상태다. 이달 안에 나올 경제 대책에 대해 응답자의 69%가 ‘기대할 수 없다’고 답해 ‘기대한다’(24%)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 안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는 올해 안을 포함해 언제든지 중의원을 해산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해 왔다. 하지만 지지율이 너무 낮아 자민당에선 임기 중에 중의원 해산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가 재선을 목표로 하는 내년 가을 자민당 총재 선거도 비관론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