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 연합뉴스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 바다 방류를 위해 12일부터 시운전을 시작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사실상 방류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올여름 방류를 앞두고 12일부터 핵심 설비 등이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시운전을 약 2주 동안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사성 물질이 없는 물과 바닷물을 섞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바다로 방류하는 작업을 실제 진행할 예정이다.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오염수를 멈출 수 있게 하는 차단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확인한다.
원전이 위치한 해안에서 1㎞ 길이로 만든 해저터널은 오염수 방류를 위한 핵심 설비다. 해저터널을 통해 좀 떨어진 곳에서 오염수를 방류하면, 수산물 오염 우려로 인한 어민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게 일본 정부의 생각이다. 시운전은 약 2주 정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서는 바다로 내보내기 전 오염수를 모아두는 수조 일부 공사만 남은 상태다. 도쿄전력은 이달 말까지 모든 공사를 끝낼 방침이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최종 보고서도 이달 중 나온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후쿠시마를 방문해 오염수에 대한 마지막 조사를 진행했다. 이달 중으로 △오염수 안전성 △원자력규제위원회 대응 타당성 △시료 조사 결과 등 3개 분야를 포괄적으로 담은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다. 일본에선 ‘별 문제가 없다’는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확신하며 방류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방류를 앞두고 어민들을 만나 막바지 설득 작업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은 10일 오염수 방류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받게 되는 후쿠시마현과 인근 미야기현, 이바라키현 등 3곳을 방문해 각 지역 어업단체 관계자와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3개 현의 어민들은 “해양 방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히는 등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노자키 데쓰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취재진에게 “정부 설명은 듣겠지만, (오염수 방류의) 반대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반대 목소리를 듣겠지만, 올여름께 방류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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