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일본 정부가 이달 19~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맞춰 21일 한-일 정상회담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사되면 2주 만에 한-일 양자 회담이 다시 이뤄지는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11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21일 일·한, 일·미, 일·미·한 정상회담을 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어 “일·미·한 3국의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일-한 관계 정상화를 가속화하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참배도 진행할 예정이다. 양국 정상이 한국인 위령비에 함께 참배하는 것은 처음이고, 현직 일본 총리로는 1999년 오부치 게이조(1937~2000) 총리 이후 두 번째다.
한국인 위령비는 1970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밖에 세워졌다가 재일동포들과 조선인 피폭 사실을 기억하려는 일본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1999년 공원 안으로 옮겨졌다. 이곳에선 매년 8월5일 한국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위령제가 열린다.
비문엔 “(전쟁이 끝날 무렵) 히로시마엔 약 10만명의 한국인이 군인, 군속, 징용공, 동원 학도, 일반 시민으로 살고 있었다. 원폭 투하로 약 2만여명의 한국인이 순식간에 소중한 목숨을 빼앗겼다”고 적혀 있다. 히로시마에서 희생된 (남북한을 합친) 한반도 출신자는 3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히로시마 전체 희생자의 약 10%에 이르는 규모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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