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평화 운동에 헌신했던 일본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가 최근 별세했다. 향년 88.
현대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오에가 지난 3일 노환으로 숨졌다고 일본 출판사인 ‘고단샤’가 13일 발표했다. 오에는 196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이어 일본인으로는 두번째인 199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다. 오에는 1958년 23살에 <사육>이라는 작품으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았으며, 당시 최연소 수상 기록이었다. 1963년 장애가 있는 장남 ‘히카리’의 탄생을 계기로 <개인적인 체험>이라는 책을 펴냈다. 오에는 이후 반핵과 장애가 있는 아들과의 삶이라는 비교적 무거운 주제로 소설을 계속 써내려갔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듬해에 완결한 <타오르는 푸른 나무> 3부작을 최후의 소설이 될 것이라고 했으나, 이후에도 아버지의 죽음 등을 소재로 한 <익사>(2009년> 등을 펴냈다.
어린 시절 태평양전쟁과 패전을 경험했던 오에는 전후 일본 민주주의와 평화주의에 천착해왔고 사회적 발언도 활발히 해왔다. 이런 문제를 다룬 <히로시마 노트> <오키나와 노트> 같은 논픽션도 썼다. 2004년 일본 평화헌법을 지키기 위한 모임인 ‘9조의 모임’ 2011년 후쿠시마원전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 뒤에는 ‘사요나라 ‘사요나라(잘 가라) 원전 1000만인 행동’ 에도 참여했으며 ‘전후 민주주의자’를 자임해왔다. 고단샤는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활동을 계속한 생애”였다고 밝혔다. 2015년 방한 때는 위안부 피해 문제에 대한 “이런 문제에 대한 사죄를 (일본이) 국가로서 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한 적도 있다.
오에는 지난 2015년 반전 및 평화 운동에 전념하고 싶다며 절필 선언을 했고 이후 사회 운동에 힘을 쏟아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