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 로켓 H-3가 7일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EPA 지지통신 연합뉴스
일본이 야심차게 개발한 새 로켓 H-3의 첫 발사가 실패로 돌아갔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7일 오전 10시37분께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3 로켓 1호기를 발사했으나 2단 로켓 점화에 실패했다고 <교도>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로켓이 임무를 완수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로켓 파괴 명령을 보냈다.
이번 발사 실패는 지난달 17일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발사를 연기한 데 뒤이어 일어난 것이어서, 일본 우주개발 사업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H-3 로켓은 지구관측 위성 ‘다이치-3호’를 고도 675㎞에 올려놓을 예정이었다. 위성 다이치-3호는 재난 대응과 지도 제작을 위한 관측과 자료 수집 등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또 방위성이 개발한 실험적 적외선 감지기도 탑재하고 있어 미사일 발사 탐지 등 군사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로켓 발사 실패는 최근 여섯 달 만에 두번째이다. 지난해 10월에도 과학위성을 위성 궤도에 올리기 위해 소형 고체연료 로켓 ‘입실론 6호기’를 발사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에 발사 실패한 H-3로켓은 H-2A 로켓의 후속 모델로,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와 미쓰비시 중공업이 2천억엔(1조9110원)을 들여 개발했다. 2001년 첫선을 보인 H-2A 로켓은 내년 50번째 발사를 끝으로 퇴역할 예정이다.
H-3는 모체가 60m로 H-2A(53m)보다 더 큰 물체를 위성궤도에 올릴 수 있지만, 디자인과 제작, 작동과정을 단순화해 발사비용은 거의 절반 수준인 5천만엔(4억7780원)으로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민간 우주선 발사 사업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엑스(SpaceX)와 유럽의 아리안스페이스 등 주요 사업자 사이에 어느 때보다 경쟁이 뜨겁다. 일본은 이번에 H3 로켓이 첫 발사부터 실패함에 따라 위성발사 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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