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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돕는 일본 단체 “가해 기업, 남 일처럼 무책임”

등록 2023-02-28 16:25수정 2023-03-01 02:42

6개 단체 기자회견 “피고 기업 책임 다해야”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 모임, 일본제철 오사카 소송 변호단 등 30년 가까이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의 소송을 지원한 일본의 6개 단체가 28일 오후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도쿄지방재판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 등 피고 기업이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 모임, 일본제철 오사카 소송 변호단 등 30년 가까이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의 소송을 지원한 일본의 6개 단체가 28일 오후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도쿄지방재판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 등 피고 기업이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강제동원의 본질은 피해자 구제라는 인권 문제다. 가해 기업(피고 기업)은 책임을 다해야 한다.”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 모임, 일본제철 오사카 소송 변호단 등 30년 가까이 강제동원 피해자의 소송을 지원한 일본 6개 단체가 미쓰비시중공업·일본제철 등 피고 기업이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인 1990년대 후반 일본에서 진행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소송을 도왔던 일본 변호사와 시민단체들이다.

이들은 28일 오후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도쿄지방재판소(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소송에서 패소한 피고 기업인 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요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가 한-일 관계 최대 쟁점인 만큼, 양국 기자들이 기자회견장을 가득 메웠다.

이들 단체는 요청서에서 “한국 대법원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지 4년여가 지났다. 아직 두 회사는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일-한 정부 사이에서 이 건과 관련해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가해 기업은 남의 일처럼 보고 있다. 이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해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죄·배상에 나설 것과 △원고 쪽과 협의의 장을 만들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한-일 협상이 막바지로 접어든 상황에서 피고 기업이 나서지 않으면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야노 히데키 ‘강제동원 문제 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 사무국장은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이 지난 18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을 만나 일본 쪽의 ‘정치적 결단’을 요구했다. 피고 기업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고 기업의 무관심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카하시 마코토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 모임’ 대표는 “미쓰비시 쪽은 처음에 ‘건설적이고 긍정적으로 될 수 있도록 성실히 임하겠다’, ‘판결과 별개로 실현 가능한 해결이 있다면’ 등의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지금은 남의 일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상식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2007년부터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520회를 진행했다.

일본 최고재판소(한국의 대법원)의 판결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다치 슈이치 변호사는 “일본 최고재판소가 니시마쓰건설과 관련한 소송에서 피고 기업과 일본 정부에 내린 권고 내용을 축으로 해결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4월 일본 최고재판소는 중국에서 강제 동원된 노동자와 유족이 니시마쓰건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기업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지만, 부언을 통해 “강제노동 피해자들의 고통이 컸다. 구제 노력을 기대한다”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이를 근거로 2009년 피고 기업은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와 보상금을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바 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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