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사거리 1600㎞ 이상인 미국의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400발을 구매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미사일은 북한·중국 등 주변국의 미사일 기지를 직접 타격하는 ‘적기지 공격 능력’에 활용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2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토마호크 구매와 관련해 “400발을 예정하고 있다”며 “엄중한 안보 환경에서 무엇이 얼마나 필요한지 현실적인 시뮬레이션을 해왔다. 국산 유도탄 취득 수량의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토마호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도 이날 “최대 400발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쪽과 조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전투 능력이 공개될 수 있다며 토마호크를 얼마나 구매할지 구체적 수치를 언급하지 않았었는데, 이날 처음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일본 정부는 최대 500발 정도 구매할 계획이었으나 미국 쪽의 제조 능력 등을 고려해 400발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정부 간 계약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도입되는 토마호크의 구매 예산으로 2114억엔(약 2조440억원)을 책정해놨다.
일본은 이렇게 들여온 토마호크 미사일을 2026~2027년에 해상자위대 이지스함에 배치할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21년 미 해군에 납품이 시작된 최신형을 구매할 예정이다. 함정에서 발사하고 사거리는 1600㎞ 이상이 된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토마호크 성능에 대해 “(상대의) 요격을 피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토마호크는 ‘적기지 공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이 가장 먼저 갖추는 수단이 된다. 그 밖에 일본이 자체 개발한 미사일 개량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자위대가 운용 중인 ‘12식 지대함 유도탄’의 사거리를 200㎞에서 1000㎞ 이상으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배치는 2026년 이후로 계획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미사일 개량 작업이 지연될 경우를 대비해 미군에서 운용 실적이 있는 토마호크를 구입하는 것”이라며 “즉각 사용할 수 있는 군사 전력으로 활용해 대만 유사(전쟁)시 등에 대비한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시다 정부는 일-미가 협력해 요격·반격을 함께 운용하는 ‘통합대공·미사일방어’(IAMD)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토마호크를 사용하기 위한 일-미 간 조율도 진전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미-일이 추진하는 통합미사일방어에는 요격뿐만 아니라 적의 미사일 공격을 사전에 막아내기 위한 공격 작전이 포함돼 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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