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버거 미 해병대 사령관.AP 연합뉴스
미 해병대의 데이비드 버거 사령관이 일본 등 주변국과 협력해 억제력을 높이면 “중국과의 전쟁은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버거 사령관은 17일치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유사(전쟁)시를 염두에 두고 억제력 강화를 위해 일본 등과 협력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 12월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와 방위비 2배 증액 등 방위력 강화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30~40년간 일본에 관여한 나로서는 매우 중대하다”며 일본은 “중국의 위협이나 중국 공산당의 목표에 대해 (미국과) 공통된 인식을 가졌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 같은 전략적 관점을 갖는 미-일 동맹이 앞으로도 방위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인 것이다.
버거 사령관은 나아가 오키나와현 미 해병대에 창설될 ‘해병연안연대’(MLR)가 대만 유사시 최전방에서 싸울 것이냐는 물음에 “아마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급 활동 등 “미 해병대의 활동은 일본 자위대와 매우 긴밀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일 정부는 오키나와현에 주둔하고 있는 미 해병대를 2025년까지 개편해 ‘해병연안연대’를 창설하기로 합의했다. 대만 유사시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은 난세이 제도 등에 투입해 전투가 가능하도록 기동부대로 운용할 예정이다.
버거 사령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공격형 무인기 활용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앞으로 수년 동안 미국과 자위대는 전례 없는 방식으로 (무인기) 전력의 활용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사시 중국군이 대만에서 동쪽 해역을 봉쇄하거나 오키나와에서 대만, 필리핀을 지나는 제1열도선을 넘어 태평양으로 나가는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다”며 “대함미사일과 함께 무인기를 활용하면 중국의 작전을 막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거 사령관은 중국을 겨냥한 일본 내 중거리 미사일 배치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미국이 개발하는 지상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을 오키나와에 창설하는 해병연안연대가 운용할 가능성에 대해 “아직 개발 단계다. 배치 장소를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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