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2일 전화 회담에서 대만 해협과 중-일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친 부장이 지난해 12월 취임 뒤 두 나라 외교장관이 통화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3일 중-일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친 부장은 이날 50분 동안 이뤄진 통화에서 “(일본이) 군사·안보 영역에서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이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결정하는 등 방위 정책의 대 전환에 나서고 자국을 겨냥해 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를 견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댜오위다오 문제에서 우익 세력의 도발을 제지하길 바란다. 일본은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대중국 인식을 갖고, 역사·대만 등 중대한 문제에서 약속을 지키고, 언행에 신중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하야시 외무상은 “센카쿠 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 정세”를 언급하며 “러시아와 협력해 중국이 일본 주변에서 군사적 활동을 강화하는 상황 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 “일본 내에서 대중 여론이 굉장히 어렵다”고 전달하며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국 외교장관은 코로나19 방역과 경제안보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친 부장은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 규제 조치(피시알 검사 등)의 완화를 요구했고, 하야시 외무상은 “중국 내 감염 상황을 보면서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친 부장은 “일본이 국제 무역 규칙과 장기적인 이익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시장 원칙과 자유 및 개방 정신을 계속 고수하며 대중국 경제·무역 및 기술 협력을 전개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본이 미국과 함께 반도체 대중 수출규제 등에 참여하는 움직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그밖에 두 장관은 우크라이나 정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북한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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