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상자위대는 6일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20년 만에 국제관함식을 개최했다. AP/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대만 전쟁을 염두에 두고 신속히 군사작전을 펴기 위해 대형 항만이 없는 남부 난세이제도에 ‘이동식 항구’를 개발해 배치하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방위성이 난세이제도에 해상자위대 수송함 등이 접안할 수 있도록 이동식 항구를 수년 이내 배치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명목 등으로 내년 예산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대만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인근에 있는 난세이제도가 휘말려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실적인 대비를 하자는 취지다.
난세이제도는 일본 규슈의 최남단인 가고시마에서 대만을 잇는 해역에 일렬로 자리한 길이 1200㎞의 섬들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서태평양으로 진출을 시도하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는 미-일 동맹 사이에서 치열한 힘겨루기가 이뤄지는 곳이다. 지난 8월 중국군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떠난 뒤 대만 해역 곳곳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일부는 난세이제도 최남단인 요나구니섬에서 약 80km 지점에 떨어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 신문은 “대만 유사시 난세이제도 전체가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방위성 경력자와 전직 자위대 간부들이 8월 실시한 대만 전쟁 시 모의훈련에서는 대만 침공과 중-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상륙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을 상정하기도 했다.
현재 난세이제도 가운데 해상자위대 수송함을 댈 수 있는 정도의 항구가 있는 곳은 이시가키섬과 미야코섬 정도다. 수송함은 길이가 179m, 배의 아랫부분이 물에 잠기는 깊이는 6m에 달한다. 부두 기능을 앞바다까지 뻗어 배를 댈 수 있게 하면 항구가 작은 섬에서도 대형 함정을 사용할 수 있다. 이동식 항구는 물 위에 뜨는 소재로 만들어 함정에서 인력과 물자, 장갑차 등을 육지로 이동시킬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또 주민 대피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동식 항구는 운반이나 조립이 쉽고, 파도와 염분에 견딜 수 있도록 기술을 연구할 계획이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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