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국민의 80% 이상이 통일교 해산을 위해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지지율은 27%로 또 다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22~23일 전화 여론조사(응답자 1051명)를 실시한 결과, ‘일본 정부가 통일교 해산명령을 법원에 청구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2%가 ‘청구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청구할 필요가 없다’는 9%에 머물렀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7일 통일교에 대한 불법 행위를 조사하도록 나가오카 게이코 문부과학상에게 지시를 한 상태다. 일본 정부의 조사 결과, 현저하게 공공복지에 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행위 등이 확인되면 소관 부처가 법원에 해산명령을 청구할 수 있다. 법원이 해산을 결정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종교법인 자격이 발탁돼 일본 내에서 통일교의 영향은 현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한 달 전(29%)보다 다시 2%포인트 하락해 27%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출범 뒤 최저 지지율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통일교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 문제뿐만 아니라 물가·경제 정책에 대한 여론의 불만이 큰 것도 영향을 줬다.
기시다 내각의 물가 대책에 대해 응답자의 75%가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한 달 전(68%)보다 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8월 2.8%에 이어 9월 31년 만에 3%를 기록했다.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리는 장기 불황 속에서 물가 변동을 체감하지 못하고 살아온 일본 국민의 체감 물가상승률은 1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 급등의 원인 중 하나인 엔화 가치 하락을 불러온 금융완화 정책과 관련해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5%가 ‘재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계속해야 한다’는 22%에 그쳤다.
<마이니치신문>은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이 통일교 문제 등 영향으로 지난 8월 급락한 뒤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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