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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한-일 정상 첫 대면 뒤에도…일본 “한국이 해결책 제시해야”

등록 2022-06-30 15:58수정 2022-07-01 09:04

관계 개선 공감하지만 강제동원 해법 먼저 요구
한국 정부 간부 “일본 쪽이 원고에 대한 사과 뜻 밝혀야 해결”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정상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다섯 차례나 얼굴을 마주했지만, 일본은 한-일 간 현안 문제에서 ‘한국이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방향성엔 공감하면서도 그동안 유지해 온 경직된 자세를 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윤석열 한국 대통령을 대면한 뒤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바탕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쪽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하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일본의 ’일관된 입장’이란 양국 간 주요 현안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통해 이미 각각 해결됐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일본 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선 한국 정부가 자신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버티고 있다. 마드리드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된 것도 한국 정부가 일본이 기대하는 움직임을 아직 보이지 않았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총리관저의 한 간부는 <마이니치신문>에 “한국에서 볼(해법)이 되돌아 와서, 그것이 ‘전진했다’는 상황이 되지 않으면 정상회담은 할 수 없다. 이것이 총리의 인식”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한-일 위안부 합의 때 일본 외무상으로 이를 발표한 당사자였던 점도 현재의 ‘교착 상황’이 이어지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총리 주변 소식통을 인용해 “총리가 (2015년 위안부 합의 경험 탓에) 일-한 관계에 대해 신중하다”면서 ”타협한 뒤 한국 쪽이 또 다시 (합의를) 인정하지 않으면 정권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문재인 전 정부에서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파기했다고 보고, 여러 차례 한국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배상금의 ‘현금화’ 일자가 점점 다가오는데, 한국의 움직임이 너무 더디다고 보고 있다. 외무성 간부는 <요미우리신문>에 “윤 정부가 의욕만이 아니라 해결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외무성 간부도 <마이니치신문>에 “일본이 일방적으로 (한국 쪽에) 접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자산 현금화 절차가 진행되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고 우려했다.

한국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의 구체적 대안을 찾기 위해 4일 민관협의체를 출범할 예정이다. 정부는 협의체를 만든 뒤 피해자 및 지원단체와도 적극 소통할 생각이다. 정부 내에선 한국 정부가 예산을 들여 원고들에게 먼저 배상금을 지급하고 추후 한-일 기업들의 ‘자발적’ 기부금을 모아 만든 재단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대위변제’ 등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안이 현실화되려면 일본이 원고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전하는 등의 상응 조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 정부 간부는 <아사히신문>에 “일본 쪽이 원고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히는 등 어느 정도 양보를 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무성의 한 간부도 “(한국에서) 어떤 안이 나올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일본이) 원칙적으로만 밀어붙이면 한국 쪽도 접근(해결)이 어렵다”고 묘한 여지를 남겼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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