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전투기 F-35A. <한겨레> 자료사진
중국군이 무기로 전용 가능한 세계 각국의 첨단연구에 광범위하게 관여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세계 최대 규모의 학술 논문 데이터베이스 스코퍼스를 분석한 결과, 극초음속기·스텔스 소재 등 최근 5년 동안 473건의 국제 프로젝트에 중국군 관계자들이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기술유출로 중국의 군사 기술 향상에 이용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군사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큰 연구의 사례로 중국시안과학기술대와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즈대 등이 2020년 발표한 극초음속 레이더 송신에 관한 논문이 꼽혔다. 언뜻 보기엔 우주선 등 무기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신문은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전파에 의한 유도는 미사일 분야에서 중요한 기술”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에는 항천과기집단 등 중국 국영 군수 기업 2곳도 참여했고, 시안과기대 쪽 연구자는 중국 공군의 훈련기 등 연구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시베이공업대가 2019년 미국 드렉셀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일본 무라타제작소와 함께 새로운 전자파 실드 재료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도 주요한 사례로 거론됐다. 논문에서는 휴대전화 용도로 소개하고 있지만, 이런 소재는 일반적으로 스텔스 전투기의 레이더 흡수재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에 참여한 시베이공업대 교수 2명은 중국군의 스텔스기 실험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쪽이 이처럼 학술 파트너로 함께 연구를 하고 있는 대학이나 기업은 미국·일본·유럽 등 24개국에 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과 유럽 등은 군비증강을 추진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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