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국가들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 지역에 역대 최대 규모의 해상자위대를 파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해상자위대의 인도·태평양 지역 장기 파견 훈련이 13일 시작됐다. 훈련 기간, 방문국, 참가 인원수 등에서 모두 역대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해상자위대는 2차 세계대전이 이후 처음으로 중국과 지난달 안보협정을 맺은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에는 방문한다. 미-일은 태평양 전쟁 초기 이 제도에 속한 과달카날섬에서 처절한 격전을 벌인 바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이뤄지는 해상자위대의 장기 훈련은 13일부터 10월28일까지 138일 동안 진행된다. 지난해 98일에 견줘 한 달가량 늘어났다. 파견 인원도 1000여명에 달한다. 경항모로 개조되고 있는 ‘이즈모’를 비롯한 호위함 ‘다카나미’, ‘기리사메’와 잠수함, 초계기 등 항공부대도 투입된다. 이 훈련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밝힌 이듬해인 2017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아시아 안보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미국·오스트레일리아·인도 등 ‘쿼드’ 참가국과 동남아시아의 필리핀·베트남 등 12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이 특히 공을 들이는 곳은 중국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솔로몬제도·통가·피지·비누아투 등 태평양 7개 도서 국가들이다. 중국은 솔로몬제도와 지난 4월 안보협정을 맺었고,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달 남태평양 도서국 8개국을 순방한 바 있다. 신문은 “해상자위대가 태평양 섬들에 기항하려는 것은 중국으로의 쏠림을 붙잡기 위한 일환”이라며 “현지 부대와 협력하면서 일본과 각국의 관계를 깊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해상자위대는 이번 파견 기간에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열리는 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림팩)과 한·미·오스트레일리아 등이 함께하는 ‘퍼시픽 뱅가드’ 훈련도 참가한다. 림팩 훈련에는 한국 해군도 참가한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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