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4일 일본에 ‘정책협의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새 정권과 확실히 의사소통을 해 나갈 생각”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밝혔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8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대응 등 지역의 안정에 있어 일·한, 일·미·한의 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 정책협의 대표단 방일을 기회로 삼아 새로운 (윤석열) 정권과 긴밀하고 확실히 의사소통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변화에 직면한 가운데 건전한 일-한 관계는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를 실현하고,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확보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며 “1965년 국교 정상화 이래 다져온 일-한 우호·협력 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일·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윤석열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일 간의 핵심 현안인 강제동원 노동재 배상 판결 등에서 일본이 먼저 양보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일·한 관계는 구 한반도 출신 노동자(강제동원), ‘위안부’ 문제 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다”며 “국가와 국가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관계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또, “일·한 관계를 건전하게 되돌릴 수 있도록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긴밀히 (관계를) 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말하는 ‘일관된 입장’은 역사 문제에 있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이미 문제가 해결된 만큼, 이후 발생한 현안에 대해서는 한국 쪽이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 대표단이 양국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 안을 내놓을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일-한 협의는 단순한 상견례에 그치지 않고 윤석열 당선자가 내건 ‘여러 현안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전략 공유와 함께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매우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단장으로 전문가 등 7명으로 구성된 ‘정책협의 대표단’은 24일 출국해 외무성, 국회, 재계, 언론계, 학계 인사들과 면담하고 28일 귀국한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대표단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면담도 희망하고 있다. 일본 쪽과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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