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쪽이 다음달 하순 일본에서 열리는 미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인도 4자 협의체 ‘쿼드’(Quad) 정상회의에 옵서버로 참석하는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타진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윤 당선자 쪽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쿼드 참가국 정부 고위 당국자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윤석열 당선자 쪽이 미국·일본과의 협력 강화를 중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쿼드 정상회의는 다음달 24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만큼, 한국 참여가 성사되면 윤석열 당선자(5월10일 취임)는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하게 된다. 이 신문은 “(윤석열 당선자 쪽은) 일본 방문에 맞춰 한·미, 한·일, 한·미·일 등 정상회담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악화된 한·일 관계를 다시 재정비하려고 한다”며 “미국은 한·일 관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쿼드는 ‘중국 견제’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어, 옵서버라고 해도 한국의 참여가 결정되면 한-중 관계 등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윤석열 당선자의 배현진 대변인은 14일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에서 이런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에 “사실이 아닌 이야기다. 일본 언론 측 보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 대통령이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하기에는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방일 전후로 한국을 방문할 경우 윤석열 당선자는 한-미 정상회담을 우선적으로 생각해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요미우리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5월23일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24일 쿼드 정상회의를 하는 일정이 논의 중”이라며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신임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일 정상회담도 쉽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쪽에서는 (한-일) 정상끼리 회담을 하려면 한국 쪽의 일정한 양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대통령 취임 직후라 준비가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말하는 한국의 양보는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동원 피해자 등 역사 문제에 대한 양보를 의미한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