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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최대 전자업체 히타치, 월 임금·노동시간 유지 ‘주4일’ 도입

등록 2022-04-12 15:15수정 2022-04-13 02:32

본사 직원 1만5천명 대상
직원들 자유롭게 근무방식 결정
파나소닉·NEC 등 대기업도 주4일 검토
일본 최대 전기·전자기기 제조업체인 히타치 제작소가 임금과 노동 시간은 유지한 채, 주4일 근무가 가능하도록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히타치 누리집 갈무리
일본 최대 전기·전자기기 제조업체인 히타치 제작소가 임금과 노동 시간은 유지한 채, 주4일 근무가 가능하도록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히타치 누리집 갈무리

일본 최대 전기·전자기기 제조업체인 히타치 제작소가 월 임금과 노동시간은 유지한 채, 주4일 근무가 가능한 새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파나소닉과 엔이씨(NEC) 등 대기업도 주4일 근무 도입을 검토하는 등 일본에서 근무방식의 다변화가 모색되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히타치 기업이 본사 1만5천명을 대상으로 월 노동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제도를 올해 도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히타치의 새 근무제도는 월 노동시간과 임금은 유지되지만, 직원들의 상황에 맞게 근무시간을 바꿀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9~10시간을 일하고, 금요일에 쉬는 것으로 근무표를 결정하면 주 4일 근무가 가능하다. 또 한 달을 기준으로 봤을 때 초·중순에 평소보다 일을 더 많이 하고, 월말에 몰아서 휴가를 갈 수도 있다. 하루 ‘3시간 45분’으로 정해 놓은 근무시간 하한선도 없앴다. 직원들은 육아·간병·자기계발 등 자신의 상황에 맞게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히타치 제작소는 근무방식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여 궁극적으로 생산성을 끌어 올린다는 생각이다.

일본 정부도 지난해 6월 정부 정책의 큰 방향을 밝히는 ‘경제재정운영의 기본방침’에 선택적 ‘주4일 근무 촉진’을 포함시키는 등 다양한 근무방식의 도입을 권장하고 있다. 최근 정보기술(IT) 관련 업무가 증가하는 등 노동시간과 성과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게 됐다는 사회의 변화 양상이 반영된 것이다.

일본 통신장비 대기업인 엔이씨(NEC)도 올해 주4일 근무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본사 직원 2만명을 대상으로 주4일 근무를 선택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엔이씨는 히타치와 달리 노동 시간을 줄이는 만큼, 급여 삭감도 검토할 생각이다. 전자·전기 업체인 파나소닉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올해 지주회사나 일부 자회사 사원을 대상으로 주4일 근무를 도입하기로 했다. 시오노기제약과 미즈호파이낸셜그룹도 희망자를 대상으로 주4일 근무를 도입한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근무방식 다변화가 시도되고 있지만, 주4일 근무를 도입한 기업은 아직 소수에 그치고 있다. 도쿄도가 2020년 실시한 조사(30인 이상 3천곳)를 보면, 주4일 근무를 도입한 곳은 2.2%인 반면 ‘도입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은 60.5%에 달했다. 그만큼 풀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주4일 근무를 시행하는 대신 임금을 줄일 경우,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 확대 가능성이 낮다. 히타치처럼 1일 노동시간이 늘어나면, 과로 등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건강권 문제가 떠오를 수 있다. 임금을 유지한 채 노동 시간만 줄이려면, 높은 생산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본질적 과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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