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노 준야 일본 게이오대 교수.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한-일 사이에 고위급 채널을 가동시켜 정상회담까지 이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니시노 준야 일본 게이오대 교수(정치학·현대한국연구센터장)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한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과 관련해 10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한-일 관계에 있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이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윤 당선자는 기시다 후미오 정부와 대화의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 한-일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윤 당선자가 선거 기간에 여러 차례 한-일 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실제 한-일 관계를 개선 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일 관계는 정치력과 지도자의 리더십이 상당히 중요한데, 윤 당선자는 정치 경험이 없다. 거대 야당(민주당), 국민의당 합당 등 정치환경도 녹록하지 않은 데다, 한-일 현안도 쉽지 않은 사안이다. 시급한 쟁점인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문제만 봐도 그렇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대위변제’(한국 정부가 피해자에게 대신 배상을 해 주고 구상권을 가지는 방식)는 예산과 연결된 만큼, 민주당 등 국회를 설득하고 여론의 지지와 함께 피해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윤 당선자의 정치력이 어떨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한-일 정상회담 등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한 것 같다.
“현안이 고스란히 있는데, 한-일 정상이 바로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겠나. 윤 당선자 쪽은 고위급 채널을 가동시켜 기시다 정부와 대화의 통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 한-일 관계에 있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이 아주 중요한 시기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윤 당선자 입장에선 기시다 정부와 소통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첫 단추가 돼야 한다. 이런 윤 당선자의 노력에 일본 정부는 유연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 등 정치 일정이 있어, 일본 정부 입장이 당장 바뀌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유연성을 발휘해서 서로 긴밀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관계 개선의 첫 발은 뗄 수 있을 것이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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