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나카 히토시 일본총합연구소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
![다나카 히토시 일본총합연구소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다나카 히토시 일본총합연구소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900/676/imgdb/original/2022/0308/20220308503835.jpg)
다나카 히토시 일본총합연구소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중 제재로 서방단절 땐 큰 부담
균형 유지될 가능성 높지만
대만문제가 위기 부를 변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모두가 러시아를 바라보고 있지만, 진짜 과제는 미-중 대립이다. “미-중 관계는 대립 일색의 관계가 아니다. 과거 미-소 관계는 군사에서 정치·경제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대립이었다. 반면 미-중 관계는 군사적 대립(Confrontation), 정치적 경쟁(Competition), 경제적 공존(Coexistence), 글로벌 과제에 대한 협력(Cooperation)이라는 ‘4C의 관계’로 볼 수 있다. 균형이 유지되면 결정적 대립이나 충돌에 이르지 않는다. 군사·정치적 경쟁은 계속되지만 경제의 상호 의존, 글로벌 과제의 협력이 진행되면 미-중 관계는 관리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균형을 무너뜨려 결정적 대립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변수는 중국이 ‘핵심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대만 문제다.” ―대만 유사(전쟁)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중국이 대만 통일을 위해 군사적 행동을 취할 가능성은 현시점에서는 낮다. 중국이 군사력을 행사하면 미국은 군사개입을 할 것이다. 미-일 안보조약 6조의 사태로 일본은 미국을 지원하게 된다. 국제사회는 대중 제재를 발동할 것이고, 서방과 경제적 단절은 중국엔 감당할 수 없는 큰 부담이다. 다만 미국이 대만에 대한 모호 전략을 포기하거나 대만이 독립을 향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중국 내 권력투쟁이 생겨 대미 내셔널리즘이 휘몰아치는 등 변수가 발생하면 위기는 온다.” ―북·중 위협을 명분으로 일본은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추진한다.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 상대방이 미사일을 쏘는 순간을 포착해 그 기지를 공격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다. 자칫하면 일종의 선제공격이 될 수 있다. 일본이 적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게 되면, 북·중은 한층 더 군비 확장을 추진하거나 미사일이 일본으로 향할 수 있다. 이것이 정말 지역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인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한일 정상 서로 중요성 확인해야
대북·대중 문제 공통인식 갖고
위안부 등 현안 해결 실마리 찾길 ―국제정세는 급변하는데, 한-일 관계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일이 이렇게 생각했으면 한다. 미국이 동맹이지만 이라크 전쟁 등을 보면, 항상 올바른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다. 동맹 관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렛대를 가져야 한다. 일본의 강력한 지렛대는 한국·중국·아세안 등 아시아와 밀접한 관계다. 한국은 경제 면에서도 상호 의존·보완 관계이고, 북·중에 대해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서로에게 중요한 나라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가능했던 것도 당시 한·일이 미국·북한과 관계에서 입장이 달랐지만 아시아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정책 목표가 같았기 때문이다.” ―9일 한국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된 뒤 양국 관계에 대해 제언한다면? “한·일 정상이 만나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확인해야 한다. 양국 문제뿐 아니라 대북 문제에서 한·미·일 협력, 지역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 문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 등에서 공통 인식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렇게 서로의 중요성을 확인한 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제동원, 수출규제, 사도광산 등 현안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관계가 계속 악화되면 동아시아에서 민주주의 체제를 갖고 있으며 선진국에 속하는 두 나라 사이에 메울 수 없는 ‘분단’이 고착화된다.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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