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 4개국 정상들이 지난 9월 백악관에서 첫 대면 정상회의를 열었다. 왼쪽부터 스콧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내년 봄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일본·인도·오스트레일리아(호주)의 4자 협의체인 ‘쿼드’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21일 쿼드의 두번째 대면 정상회의가 내년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의 첫 방일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앞선 19일(현지시각)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미국평화연구소( USIP)가 주최한 온라인 대담에서 “내년 쿼드 정상회의는 일본이 주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쿼드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인 올 3월 처음 화상으로 개최된 데 이어, 9월 워싱턴에서 첫 대면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정상들은 해마다 쿼드 정상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일본 정부는 내년 봄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구상이 실현되면, 큰 이변이 없는 한 일본 방문 직후 첫 한국 방문도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을 시행하는 주요 축으로 쿼드를 중시하고 있다. 쿼드는 두번의 정상회의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대처, 기후변화, 5세대(5G) 통신기술, 반도체 공급망 등 다양한 영역에서 폭넓게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에 반해 2008년부터 3개국이 돌아가며 의장국을 맡아 진행해온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에서 개최된 이후 2년 연속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교도통신>은 20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중·일 정상회의는 올해도 열리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일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로 갈등이 계속되고 있고, 중-일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와 대만 문제 등으로 긴장이 높아진 상태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의 방한을 성사시켜 꽉 막한 한-일 관계를 풀려 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올해는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뒤 일본과 관계 개선이 쉽지 않다고 보고, 관계 개선을 서두르기보다 ‘관리 모드’에 들어간 상황이다. 미-중 대립이 장기화되면서 동아시아 3국의 협력 분위기가 약해지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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