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가 중의원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2일 사임을 표명했다. 입헌민주당 누리집 갈무리
지난달 31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야당이 후보 단일화에 나섰는데도 자민당이 압승하면서 제1야당 대표가 사임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내년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야당 공동투쟁(공투)을 유지해야 하는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4일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가 2일 사임을 표명한 뒤 새로운 대표를 뽑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며 “야당공투 등의 문제가 쟁점이 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입헌민주당을 비롯해 일본공산당, 국민민주당, 레이와신센구미, 사민당 5개 야당은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 289곳 중 75%인 217곳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지만, 자민당에 패배했다. 특히 입헌민주당은 109석에서 96석으로 의석이 13석이나 줄었고, 공산당도 12석에서 10석으로 감소했다. 반면 자민당은 단독 과반(233석)을 훌쩍 넘겨 261석을 확보했으며 야당공투에 참여하지 않은 우익 성향의 일본유신회는 4배 가까이 의석수가 늘어 제3당으로 도약했다.
입헌민주당 안에서는 선거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공산당과의 연대를 꼽고 있다. 일부 지역 후보들은 안보정책 등 공산당을 불안하게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많아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반해 도쿄 5구에서 야당공투를 전면에 내걸어 현직 각료를 이긴 데즈카 요시오 입헌민주당 의원은 “자민당, 공명당도 정책이 다르지만 20년 이상 후보를 일원화하고 있다”며 야당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머지 야당인 공산당, 레이와신센구미, 사민당은 ‘자민당 1강’에 맞서기 위해서는 야당공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시이 가즈오 공산당 위원장은 에다노 대표가 사임을 표명하자, 자신의 트위터에 “유감”이라면서도 “(새 대표를 선출한 입헌민주당과) 계속 협력과 제휴 관계의 발전을 바라고 있다”고 적었다. 야마모토 다로 레이와신센구미 대표도 “입헌의 새로운 대표와 차기 참의원 선거를 향해 소비세 제로 등 공투를 할 수 있도록 이야기 하고 싶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미즈호 사민당 대표도 “앞으로도 함께 노력하자”고 밝혔다. 국민민주당은 입헌민주당을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에는 적극 나서고 있지만 공산당과 정책 합의 등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