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키 나오토 전 레바논 주재 일본대사. 페이스북 갈무리
아마키 나오토 전 레바논 주재 일본대사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 아키히토 전 일왕의 한국 방문을 통해 풀어보자고 제안했다.
아마키 전 대사는 25일 도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한국 언론 도쿄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아키히토 전 일왕이 “(재위) 30년 동안 과거 침략 전쟁을 반성하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일본은 두 번 다시 전쟁하지 않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키히토 전 일왕이 재임 기간 한국을 방문하고 싶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이제라도 그의 방한이 성사되면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아미키 전 대사는 전망했다. 아울러 아키히토의 방한 자체가 과거사에 대한 사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키히토 전 일왕은 지난 2019년 일왕 자리를 아들인 나루히토에게 물려주고 퇴위했다. 아키히토 전 일왕은 지난 2005년 사이판을 방문해 한국인 전몰자 위령지인 ‘한국평화기념탑’에 깜짝 참배했고, 2007년 도쿄 지하철 선로에 추락한 일본인을 구하다가 숨진 의인 이수현 씨 추모영화의 시사회에 참석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퇴위 뒤 방한 가능성에 대한 보도가 나온 적이 있었지만, 현실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마키 전 대사는 34년 동안 일본의 외교관으로 일해왔다. 일본 외무성에서 경제협력담당관으로 근무하던 시절에는 한일 경제 협력 관련 업무도 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임진왜란 때 왜군에 의해 희생된 조선인의 넋을 달래는 위령제 개최를 주도하고 있다. 내달 8일 오카야마에 있는 이비총에서 위령제가 열린다. 그는 “역사를 직시하면서 과거의 잘못에 대해 사죄하고 희생자를 기림으로써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것이 이번 위령제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