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과 러시아군 함정 10척이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 사이에 있는 쓰가루 해협에 이어 가고시마현 오스미 해협을 동시에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방위성은 “양국의 군이 유례없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며 “경계와 감시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일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을 보면, 방위성은 중국과 러시아 해군 함정 5척씩, 총 10척이 규슈 가고시마현의 오스미 해협을 나란히 통과해 동중국해에 진입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날 오스미 해협 통과가 관찰된 중·러 군함은 지난 18일 쓰가루 해협을 지나간 바 있다. 이달 14일부터 17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바다에서 연합훈련을 진행한 중·러 군함은 18일 쓰가루해협을 거쳐 태평양 쪽으로 빠져나갔다. 이후 20일엔 지바현 동쪽의 이누보자키 앞바다 약 130㎞까지 접근하며 일본 열도 우측을 따라 남하했다.
21일에는 시즈오카현 동남부의 이즈 제도 부근을 지나 22일 오후 1시께 고치현 아시즈리곶 남쪽 180㎞ 지점을 통과했으며 오스미 반도와 다네가시마 사이의 오스미 해협 수로를 따라 동중국해 쪽으로 넘어갔다. 중·러 군함이 함께 일본 열도의 태평양쪽 지역을 반 바퀴 크게 휘감아 돈 셈이다. 23일 오전엔 나가사키현 단조군도 약 130㎞ 지점에서 중국 대형 함정인 렌하이급 미사일 구축함에서 헬기 1대가 날아오른 것이 확인됐다. 이때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발진해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 군함 10척의 이동경로. NHK 갈무리
쓰가루·오스미 해협은 국제해협으로 군함을 포함한 외국 선박 항해가 가능한 곳이다. 다만 <산케이신문>은 “중·러의 이런 행위는 벌이는 것은 일·미가 영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 등과 함께 일본 주변에서 다국간 훈련 늘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도 이 신문에 “중·러에 의한 경고의 뜻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