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신임 일본 총리가 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콧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와 차례로 전화·화상 회담을 하는 등 본격적인 취임 외교에 나섰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8시께 약 20분 동안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가 취임 뒤 외국 정상과 전화 회담을 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는 “일·미 동맹이 일본 외교·안보의 기축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미-일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 대상이라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북-일 간 주요 현안인 일본인 납치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미국의 이해와 협력을 요청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지지했다. 두 정상은 조기에 대면 회담을 갖기로 했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를 마친 뒤 기자단에게 “일·미 동맹을 더 높게 끌어올리기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이 됐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후 오전 11시부터 20분 동안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와 화상통화 형식으로 약 20분간 회담했다. 두 정상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쿼드’(Quad)를 통한 협력 강화 방침에 합의했다. ‘쿼드’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일본·인도·오스트레일리아가 모인 4자 협의체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3개국 안보 협의체인 ‘오커스’(AUKUS) 창설을 환영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