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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출마보다 정책 실현 중요”…일본 정계 ‘풍운아’ 이시바 출마 보류 검토

등록 2021-09-07 15:41수정 2021-09-08 02:39

다섯번째 도전 앞두고 당선 가능성 낮다고 인식
여론 지지 받는 고노와 당원표 갈라질 우려
‘고노 정책연합’ 통해 세대교체 노리나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전 간사장.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전 간사장. 연합뉴스
“출마 자체가 아니라 내가 중시하는 정책을 어떻게 실현하는지가 중요하다. 출마하지 않는 경우, 고노를 지지해도 좋다.”

일본 정계의 ‘풍운아’인 이시바 시게루(64) 전 간사장은 지난 6일 밤 한 위성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내 세력이 약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출마를 강행하는 대신 유력 후보인 고노 다로(58) 행정개혁담당상을 지지하고 ‘정책연합’을 꾸리는 쪽으로 우회할 길을 터놓은 것이다. <요미우리신문>도 7일 “이시바 전 간사장이 고노 행정개혁상과 (지지 여부를 놓고) 계속 조정 중”이라고 둘 사이의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2008년 이후 네 차례나 자민당 총재직에 도전했던 이시바가 오랫동안 품어온 뜻을 꺾는 모습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당선 가능성’ 때문이다. 이시바는 여론 조사에선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물로 줄곧 상위권을 기록해 왔지만, 당내 세력(이시바파 17명)이 절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1차에선 국회의원과 지방 당원·당우들이 절반씩(각각 383표씩) 투표권을 갖는다. 이시바는 지방 당원들의 지지가 높은 편이지만, 2차 결선 투표(국회의원 383표와 각 도도부현별로 1표씩 47표)는 국회의원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어서 늘 고배를 마셔왔다. 특히 지난해 선거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참패하며 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적 인기가 높은 고노가 출마 의향을 굳히면서 이시바의 고민이 깊어졌다. 고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시바를 누르고 1위로 치고 올라간 상태다. 그로 인해 “당의 개혁을 원한다면 고노 지지도 선택사항 중 하나”라는 목소리가 측근에게서까지 흘러 나왔다. 이시바도 위성방송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전망이 없다. 총재 선거에 나가는 것으로 끝나면 아무 것도 실현되지 않는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시바는 2012년 말부터 지난해 8월까지 7년8개월 동안 이어진 ‘아베 장기 정권’ 시절 당내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사실상 유일한 반대파였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핵심 경제정책인 아베 노믹스에 대해 대기업에게만 혜택이 갔다고 비판하며 중소기업·여성·지방 등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모리토모 학원 문제 등 아베 전 총리와 관련한 스캔들에 대해서도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시바는 최근 “거짓말이나 속임수 없이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국민에게 설명하는 정부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며 “해줄 사람이 있으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시바가 지지 의사를 밝힌 고노 역시 당의 방침과 달리 ‘탈원전’이나 일본 보수층이 반대하는 ‘모계 일왕’을 검토하자고 주장하는 등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젊은 세대와 적극 소통하고, 코로나19 담당을 하면서 백신 예약 폭주로 현장에 혼란이 가중될 때 “내 실수”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소속 파벌의 대표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흔쾌히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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