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현미술관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이후’ 기획전시장에 전시됐던 ‘평화의 소녀상’ 모습. 조기원 기자
일본에서 ‘평화의 소녀상’ 등이 전시되는 ‘표현의 부자유전’ 개최를 놓고 우익의 취소 협박 등으로 인한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오사카 전시장에 ‘독가스’ 테러 위협 사건이 발생했다.
<교도통신>은 오는 16~18일 표현의 부자유전·간사이가 개최되는 오사카부립노동센터 ‘엘 오사카’에 전날 ‘사린’이라고 쓰인 문서와 액체가 들어 있는 봉투가 배달됐다고 15일 보도했다. 사린은 맹독성 신경물질의 일종으로, 일본에선 1995년 옴진리교에 의한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 사건을 떠올리게 해 공포의 대상이다. 엘 오사카 쪽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직원 약 10명을 20분 동안 대피시켰고,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봉투에 든 액체는 위험 물질이 아니라 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조사 중”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이 전시를 개최하면 “실력 저지에 나서겠다”는 내용의 협박문이 배달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사카 고등법원은 ‘엘 오사카’가 전시장 대여를 취소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결해 16~18일 전시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9일 오사카 지방법원도 전시 주최측이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중대한 사태가 발생할 구체적인 위험성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항의는 일정 정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전시장 대여를 인정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엘 오사카에서는 16~18일 표현의 부자유전 전시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우익들이 전화와 차량을 이용해 항의를 시작하자, “관람객 안전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전시를 취소한 바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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