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내각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고 있어, 집권 자민당 안에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및 4번째 긴급사태를 선포하며 도쿄올림픽을 강행하는 데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9~11일 전국 18살 이상 1068명(응답자)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 지지율이 37%를 기록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 여론조사 기준으로 스가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에 출범 이후 최저치인 37%를 기록했는데, 이번달 조사에서도 같은 수치가 나왔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3%로 이 신문 조사 기준으로 지난해 9월 스가 내각 출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조사 50%에서 3%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 신문은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는 배경으로 “코로나19 대책과 올림픽 대응에 대한 불만”을 꼽았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9~11일 전국 18살 이상 1224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스가 내각 지지율은 33%로, 이 방송 조사 기준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조사와 비교해 4%포인트 지지율이 떨어졌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도 46%로 지난달 조사에 비해 1%포인트 올라, 최고치였다.
이 방송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실행력이 없어서 40% △정책에 기대를 품을 수 없어서 36% △사람됨을 신뢰할 수 없어서 13% 등을 들었다.
스가 정부는 늦어도 올가을에는 총선을 치러야 한다. 하원의원에 해당하는 일본 중의원 임기가 10월21일까지인데, 스가 총리는 그 전까지 선거 날짜를 정해야 한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지지율이 바닥을 치자, 자민당 내 주요 인사들도 공개적으로 위기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자민당에 대한 호감도가 상당히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은 “자민당의 체질과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의 언동에 국민이 염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자민당의 한 중견 의원은 “이대로라면 중의원 선거에서 싸울 수 없다. 중의원 해산 전 개각을 해서 쇄신하는 느낌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스가 내각 비판을 강화하며 중의원 선거를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엔에이치케이> 방송 여론조사에서 입헌민주당 지지율은 6%로 여전히 낮다. 자민당 지지율이 34.9%이고,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파가 41.9%로 가장 많았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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