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과 노동자로 구성된 한국민중투쟁단이 18일 오후 홍콩 시내 완차이 지구에서 홍콩 경찰들에게 연행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홍콩/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WTO 반대’ 한국인 시위대 700여명 연행
강경처리 방침 석방교섭 난관…여성 152명 밤늦게 플어줘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반대 및 반세계화 구호를 외치며 17일 오후부터 18일 새벽까지 홍콩 도심 곳곳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이던 한국 시위대 600여명을 포함한 900여명이 홍콩 경찰에 연행됐다. 홍콩 경찰은 18일 밤늦게 연행자 중 한국 여성 150명을 포함해 188명은 폭력 혐의가 없다고 보고 석방했다고 앨프리드 마 홍콩 경찰 대변인이 밝혔다. 나머지 사람들은 19일까지 홍콩 경찰서 여러곳에 분산수용된 채 일부는 집시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데페아(dpa)통신>이 보도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홍콩 경찰 44명을 포함해 모두 11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에이피(AP)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부상자의 상당수는 한국인이며, 대부분 경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한국 시위대가 연행·조사 과정에서 홍콩 경찰에 구타를 당하는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 민중투쟁단 관계자는 18일 “홍콩 경찰이 시위대 연행자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옷을 모두 벗기고 이를 거부하는 연행자의 뺨을 때렸다”며 “연행 도중 호송차 안에서 반항하는 일부 시위자들을 집단구타하고 음식물과 물을 제공하지 않는 등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연행된 한국인들에 대한 처리 문제와 관련해 홍콩 당국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이규형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19일 홍콩에 급파할 예정이다. 그러나 홍콩 당국은 불법 시위에 대해서는 강경처리 방침을 보여 한국 연행자 조기석방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창 홍콩 행정장관은 “토요일의 소요사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관련자들을 48시간 이내에 기소하겠다”고 밝혔다고 <에이피통신>이 보도했다. 홍콩 경찰 대변인도 인권침해 논란에 대해 “용의자들은 인도적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과 민주노총 노조원 등 한국 시위대 1200명을 포함해 모두 1400여명의 시위대는 17일 오후 5시(한국시각 오후 6시)께부터 경찰 저지선을 넘어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다 저지하는 1000여명의 경찰에 맞서 쇠파이프, 대나무 등을 휘두르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강태호 남북관계 전문기자, 김도형 기자, 홍콩/연합뉴스 kank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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