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국제적십자 운동의 상징이 ‘레드 크리스탈’(적수정)로 바뀔 전망이다. 국제적십자 운동의 상징은 그동안 종교적 이유로 비아랍권에서는 ‘레드 크로스’(적십자)가, 아랍권에서는 ‘레드 크레슨트’(적신월)가 사용됐다. 제네바협약에 서명한 192개국 대표들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제적십자 운동의 상징을 둘러싼 수십년 간의 논쟁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중립적인 제3의 상징을 제정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비비시>가 5일 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적십자와 적신월만을 공식적인 상징으로 인정하고 있다. 기독교권과 이슬람권의 갈등을 반영한 고육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역시 종교적 이유로 ‘다윗의 별’을 고집하고 있다. 흰색 바탕에 붉은 다이아몬드를 그린 새로운 상징은 아무런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 이스라엘 대표는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상징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혀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나아가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과 공동작업을 하기로 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그러나 골란 고원에서는 시리아와 공동작업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적수정을 새로운 상징으로 제안한 스위스 대표는 “우리는 국제적십자 운동의 해묵은 문제를 풀려고 하는데, 일부는 중동 문제를 풀려고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적수정이 국제적십자 운동의 상징으로 채택되기 위해선 제네바협약에 서명한 나라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아야 한다. 적수정은 ‘유로화 지폐’처럼 종교적으로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특정한 의미를 함축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점수를 받고 있다. 다리나 기념물 같은 역사적 상징은 또다른 논란을 빚을 것을 우려해 배제됐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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