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선봉 차베스, 부시와 격돌 예상
‘미주자유무역지대’ 창설 합의 힘들듯
제4차 미주기구(OAS) 정상회의가 30여개국의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르헨티나의 휴양지 마르델플라타에서 4일 개막됐다. 이틀간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개혁 방향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회원국 정상들이 미래 청사진의 방향을 놓고 격돌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아침 일찍부터 수천명의 시위대들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참석과 미국의 정책에 반대하며 시내에서 거리행진을 벌였다. ?5c부시-차베스 정면대결?=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은 개방경제·민주주의·무역확대 등으로 번영과 안정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북미와 중남미 시장을 하나로 묶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을 역설하는 것은 물론이다. 반면 반미주의 선봉에 서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1세기 사회주의’를 들고 나와, 미국을 배제한 채 중남미 국가들로 공동체를 꾸릴 것을 강조하고 있다.
중남미 좌파성향 정권 현황
?5c좌선회하는 중남미=2001년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정상회의 때만 해도 차베스 만이 미국을 비난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번에 만날 정상들 가운데 절반은 새 얼굴이다. 이들 중 많은 수가 좌파 성향을 가졌다. 내년까지 10여개 국가가 대통령 선거를 치를 예정인데, 좌선회 경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2월에 대선을 치르는 볼리비아에서는 원주민인 에보 모랄레스가 선두를 달리는 등 니카라과, 멕시코 등에서 좌파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남미의 이런 경향은 1990년대 경험에서 나왔다. 당시 미국이 수출한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어느 정도 경제 성장을 이루긴 했으나, 부채가 다시 급증하고 빈부격차를 최악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에 따라 자유주의 경제 정책은 실패한 실험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안으로는 서민 위주의 정책을 펴고, 밖으로는 유가상승으로 늘어난 오일머니로 아르헨티나를 지원하는 차베스의 사회주의 실험이 신선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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