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오바마, 공화 반발에도 추진
의회 피하려 자발적 감축안 제시
이행검증 의무화 ‘치밀한 설계’
파비위스, 현장 ‘막후 조율사’ 역할
의회 피하려 자발적 감축안 제시
이행검증 의무화 ‘치밀한 설계’
파비위스, 현장 ‘막후 조율사’ 역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이번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새 기후변화체제 타결을 이끌어낸 일등공신으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총회 의장인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을 꼽을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새 기후변화협정 타결 직후 백악관에서 “이번 협정을 포함해 어떤 합의도 완벽하지 않다”면서도 “이번 협정이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는 가장 좋은 기회이다. 지금 이 순간이 세계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1997년 일본 교토 총회에서 채택된 이른바 ‘교토의정서’는 미국의 참여 거부로 사실상 좌초됐다. 이번엔 오바마 대통령이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 기후체제’ 마련에 주도적으로 나섰다. 지구 온난화에 긴급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명분과 독일처럼 재생에너지 산업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려고 하는 현실적 필요가 겹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구 온난화 대응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공화당의 반발에도 뚝심있게 기후변화를 국정 의제로 삼고 밀고 나갔다. 또 이번 총회를 앞두고 2030년까지 미국 내 발전소의 탄소 배출량을 2005년 수준에서 32% 감축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뼈대로 하는 ‘발전소 탄소배출 규제’ 안을 발표해 미리 분위기를 잡았다. 공화당이 다수인 의회 비준을 피하기 위해 온실가스 ‘의무 감축’ 대신에 ‘자발적 감축안’을 내밀고, 대신 모든 국가의 이행 검증을 의무화하는 쪽으로 치밀하게 협상안을 설계했다.
이번 총회의 의장을 맡은 파비위스 외무장관은 파리 테러라는 국가적 애사에도 현장에서 수많은 회의를 이끌며 막후 조율사 역할을 해왔다. 그는 이번 총회 현장에서뿐만 아니라 1년 내내 세계를 돌며 각국 정부들의 목표와 우려를 찾아내고, 의견 차이를 보이는 국가간 교량 역할을 해왔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또 프랑스는 애초 총회 합의문 전체를 구속력 있는 ‘조약’으로 만들 것을 주장했으나 의회 통과가 불가능한 미국 사정을 고려해 ‘부분적으로 구속력 있는’ 안으로 양보하기도 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가운데가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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