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소재향(52)씨
트러스트 펀드 책임진 국장 선임
“개도국 성장 보며 내 일 보람느껴”
“개도국 성장 보며 내 일 보람느껴”
대표적인 국제기구의 하나인 세계은행의 자금을 움직이는 ‘큰손’에 한국인 소재향(52·사진)씨가 선임됐다. 소씨의 공식 직함은 양허성자금 국제협력부(CFP) 국장이다. 세계은행의 3대 기금 중 하나인 트러스트 펀드를 운영하는 책임자다. 기금 규모가 290억달러(약 30조원)에 이른다.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세계은행 본부에서 만난 소씨는 아주 소탈해보였다. 세계은행 근무가 올해로 21년째라는 그는 “단 하루도 지루한 적이 없었다”며 세계은행이 천직이라고 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가난한 사람들과 개발도상국을 도우려고 세계은행에 합류했다”고 했다. 그는 터키 3대 도시인 안탈리아의 하수처리장 및 도로 개발 지원을 예로 들며, “우리의 지원으로 개도국 도시가 놀랄 정도로 빠르게 변모하는 것을 보며 내 일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온 지 3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한국 단일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로 갔다. 그때 아버지가 ‘여기 학교에서 한국인은 너 혼자라는 걸 잊지 마라. 네가 한국을 대표하는 생각으로 살아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자라났기 때문에 지금도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거다.”
그는 미국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스탠포드대에서 경제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마쳤다. 컨설팅 회사에서 4년간 일하다 1992년 공채 제도인 ‘전문가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은행에 들어갔다. 그는 2012년에는 세계은행 직원협의회에서 주는 ‘굿 매니저 어워드’를 받기도 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권은중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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