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
빈곤겪은 개도국 출신…세계은행 이사 경력 등 강점
로이터·FT 등 “최선의 후보”…국가차원 지지가 관건
로이터·FT 등 “최선의 후보”…국가차원 지지가 관건
미국의 지명을 받은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이 기정사실화되는가 했던 세계은행 총재직에 개도국 여성 응고지 오코노-이웨알라(58·사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의 도전이 거세다.
이웨알라는 9일 세계은행 이사회와의 3시간 30분간에 걸친 총재 후보 마라톤 인터뷰를 마친 뒤 <워싱턴포스트>와 세계개발센터(CDG) 초청 강연회에서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개도국 여성으로서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총재직 비전을 강조해, 개도국 지원이라는 세계은행 본연의 역할에 대한 자신의 강점을 과시했다.
이날 초청 강연회에서 이웨알라는 “물을 길러 시냇가에 간다는 것이, 사람들이 가난하다는 것이, 먹을 것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안다”며 “빈곤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그것과 살아봐야 한다”며 빈곤을 체험하지 못한 다른 후보들을 겨냥했다. 할머니와 함께 나이지리아의 가난한 마을에서 성장한 그는 말라리아에 걸린 세살난 동생을 데리고 10㎞나 떨어진 병원으로 걸어간 경험을 회고하며 개도국에서 공공의료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또 세계은행에서 경제분석가로 출발해, 부총재와 기업담당 국장을 지낸 뒤 로버트 졸릭 현 총재 밑에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집행이사를 지내 세계은행이라는 거대 관료조직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강연회에서 세계은행이 더 신속히 움직일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뉴욕타임스>에 “나는 몇달이나 몇년이 아니라 며칠이나 몇주간에 일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싶다”며 “나는 관료적 지식을 갖고 있고 조직에 대해 알고 있어, 일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이코노미스트>와 <파이낸셜타임스>, <로이터> 통신 등 서방 주류 경제매체들은 이웨알라가 ‘최선의 후보’라며 지지를 표명했고 세계은행 전 간부 39명도 ‘경제 관리의 국제적 및 국가적 이슈에 대한 깊은 경험’을 들어 그의 편에 섰다. <로이터>의 칼럼니스트 펠릭스 샐먼은 “김용이 이웨알라보다도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냐”고 옹호했다.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의 김용 지명이 “크리스틴 라가르드를 국제통화기금 총재로 지명한 것보다도 더 나쁘다”며 서방의 오만한 인사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에서 커지는 신흥국과 개도국의 요구를 물타기하기 위해 미국의 소수민족계 인사인 김용 총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웨알라가 사실상 세계은행 내부자임을 들어 세계은행 안팎의 이런 지지는 ‘세계은행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정작 이웨알라가 총재가 되는 데 필요한 국가 차원의 지지는 남아공 등 아프리카 국가 외에는 없는 상태이다. 반면 김용 총장은 캐나다와 일본의 지지를 확보했고 유럽 국가들의 지지 역시 확실시된다. 관건은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대국들이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과 인도가 또다른 개도국 후보인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전 콜롬비아 재무장관을 추천하는 데 깊이 관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 최종적으로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중국과 인도는 국제통화기금 총재 선출 당시 신흥국 역할 확대를 강조하다 정착 투표 때에는 미국과 타협해 라가르드를 민 바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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