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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기구·회의

‘인권감시국’ 자처하던 미국 사상 첫 국제사회 검증대에

등록 2010-11-01 09:40수정 2010-11-01 11:28

유엔인권이사회 인권검토대상국 포함…1일부터 조사
미국의 인권이 사상 처음으로 국제사회의 공식 검증대에 오른다.

미국이 1일부터 열이틀간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 인권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s) 대상국에 포함됐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인권검토’는 유엔인권이사회가 4년마다 한번씩 조사 대상국의 전반적 인권 상황을 평가하는 것으로, 그 나라의 비정부기구(NGO)들의 사전 보고서를 기초로 삼는다. 미국은 유엔인권이사회와 자국 국무부 등의 인권보고서를 근거로 다른 나라들의 인권을 평가하고 비판해왔으나, 자국이 국제무대에서 인권을 검증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내 300여개 인권 관련단체들로 구성된 미국인권네트워크는 400쪽에 이르는 유엔 제출 보고서에서 “미국의 차별적 압류, 광범위한 인종주의적 자료 수집, 가혹한 이민 정책” 등을 비판하고, 버락 오바마 정부에 “미국의 기준 이하의 인권의무 이행 수준을 국제 기준에 맞추라”고 요구했다. 인권네트워크 활동가인 사라 파올레티는 “미국내에서 수년간 지속돼온 기준 이하의 인권 관행뿐 아니라 9·11 테러 이후 인권 보호의 급격한 침해 실태를 보고서에 담았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 인권감시기구들은 미국이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을 치르면서 무차별적인 테러 용의자 구금과 고문 등 반인도주의적 인권침해 행위를 저질러왔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오는 5일 열리는 자국에 대한 인권검토에서 이러한 주장을 적극 반박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2006년 3월에 기존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인권위원회에서 총회 직속 이사회로 승격했다. 미국은 조지 부시 정부 시절 내내 인권위 가입을 거부해오다가 오바마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2009년 5월에 인권이사회 조약국으로 가입했다. 이번 유엔인권이사회의 인권검토 대상국은 미국 외에 안도라·불가리아·온두라스·리비아·말라위·몰디브·몽골 등 16개국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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