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회의서 조정관 파견 등 검토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세질 듯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세질 듯
3일부터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제8차 평가회의에서 중동 비핵지대 창설에 관한 국제적 합의안이 가시화하고 있다.
조약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된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들은 회의 진전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중동 비핵지대 설치 문제에 대한 타협안 마련에 근접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서방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중국, 영국, 프랑스의 지지 속에 애초 이 문제를 제기한 이집트를 만족시킬 만한 타협안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안은 △이스라엘과 중동 아랍국들과 비공식 협상을 이끌 조정관을 임명하거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중동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하는 방안 등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중동 비핵지대 설치는 1995년 5차 평가회의에서 조약의 무기한 연장에 합의하면서 결의했고 2000년 6차회의에서 13개 이행사항 중 하나로 합의한 사항이지만,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지난 7차에 이어 이번 8차 회의의 성패를 좌우하는 의제로 지적돼 왔다. 이와 관련해, (에이피)통신은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 4월7일 이스라엘의 핵확산금지조약 가입을 촉구하고 핵무기 보유 공개에 대한 국제적 압박을 촉구하면서 이에 대한 각국의 입장을 묻는 서한을 151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에게 서한을 보냈다고 5일 보도했다. 이 서한은 지난해 9월 원자력기구 총회에서 이스라엘의 핵확산금지조약 가입과 핵시설 사찰 수용 등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49, 반대 45, 기권 16으로 가결한 데 따른 후속조처로,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적인 국제적 압박이 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지난 2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에서 이란의 핵위협이 최우선적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마게드 압달아지즈 유엔주재 이집트 대사는 “이란 핵문제의 대응책을 논의하려면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야 가능하다”며 비핵지대 창설 논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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