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리고 있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입에 방사능 보호구를 착용하고, 목에 ‘돈트 누크 더 클라이미트’라고 쓰인 팻말을 건 인어동상의 모습. 돈트 누크 더 클라이미트((dont-nuke-the-climate.org)는 지구온난화에 맞선 저탄소 대안 에너지의 하나로 일부에서 주목받는 원자력이 사실은 위험하다는 점을 홍보해왔다. 코펜하겐/ AFP 연합뉴스
[코펜하겐 통신]
3년간 공들여와 자신감…특별정상회의서 판가름
3년간 공들여와 자신감…특별정상회의서 판가름
내년 말 효력이 끝나는 교토협약을 대체할 기후협약 마련을 위해 소집된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가장 분주한 이들 가운데 한 명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다. 지도력에 도전을 받아 온 그로선 이번 회의가 위기이자 기회이다.
반 총장은 15일 열릴 고위급회의부터 참석할 예정이지만, 17~18일 105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특별정상회의에서 강력한 정치적 합의를 담은 합의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막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 총장은 9일 유엔본부 기자회견에서 “코펜하겐에서 합의될 정치적 합의가 국제법적인 실행력을 갖출 수 있도록 6개월 시한을 설정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합의 마련 분위기 조성을 위한 후방 지원에 부심하고 있다.
반 총장은 사실상 선진국안인 ‘덴마크 초안’으로 개도국과 선진국간의 갈등이 표면화된 것과 관련해 “덴마크 총리와 계속 접촉하고 있고, 개도국들과도 갈등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펜하겐 회의에서 합의 마련을 위한 협상 전망에 대해서도 “합리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반 총장은 합의안에 △선진국들의 의욕적인 감축목표 설정 △개도국들에 대한 연 100억달러 지원 △개도국 차원의 ‘적응 패키지’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차별적 의무를 규정한 교토협약의 원칙들이 코펜하겐에서도 재확인되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 총장의 이런 노력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특별정상회의에서 결정적 순간을 맞게 될 전망이다. 2007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3차 당사국회의가 결렬 위기를 맞았을 때 현장외교로 코펜하겐 정상회의까지 ‘발리 로드맵’을 이끌어 냈던 반 총장이 지난 3년 동안 가장 공을 들였던 기후변화에 대한 전지구적 대응 마련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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