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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기구·회의

G20 개막 D-1 세계경제 ‘새틀짜기’ 신경전

등록 2009-04-01 19:45수정 2009-04-02 00:00

이율배반적인 보호무역주의 말과 행동
이율배반적인 보호무역주의 말과 행동
각국정상 발언수위 높여
주요·신흥 20개국(G20) 2차 정상회의 참가국 정상들이 회의를 하루 앞둔 1일 런던에 속속 웃는 얼굴로 도착했다. 그러나 겉모습과는 달리 정상들 사이의 막판 신경전이 한창이다. 새로운 세계 경제질서 틀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국익이 갈리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가장 ‘공격적’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일 <유럽 1라디오> 인터뷰에서 “2차 정상회의 합의문 초안은 프랑스와 독일에 맞지 않는다”며 “어떤 합의도 확실하지 않다. 나는 경험적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싸울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자본에 대한 고삐를 더욱 단단히 죄는 합의안이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합의문 초안에 명시된 조세회피 제재 조항도 구체성을 결여하고 있다며, “(합의문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에도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회의 석상을 떠나겠다”고 미국 쪽을 압박했다. 유럽연합(EU) 27개국의 중심축인 프랑스와 독일은 금융 규제를 20개국 정상회의의 최우선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외쳐 왔다.

미국을 대신해 일본이 맞대응에 나섰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지난 31일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독일은 강력한 경기부양이 경기회복에 왜 그렇게 중요한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경기부양을 거부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겨냥한 비판이다. 일본은 이번 정상회의의 최우선 과제가 더욱 공격적인 전세계 추가 경기부양책이 돼야 한다는 미국 쪽 주장을 편들어 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거센 외부 도전에 맞닥뜨렸다. <뉴욕 타임스>는 “오바마가 주장하는 경기부양에 나머지 세계가 따라나설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의 경제적 리더십에 대한 온갖 비난이 제기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신 중국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달러 기축통화 체제의 대체를 요구하는 등 미국 중심의 세계 금융질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회의장에 들어서기 전 세규합도 치열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 런던에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를 비롯해 ‘경쟁자’인 중국, 러시아 정상과도 만났다. 여기에 맞서 사르코지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더욱 엄격한 시장 규제에 대한 합의를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브라운 총리와 회담한 뒤, “우리가 협력해야만 이 도전에 맞설 수 있다”며 참가국들의 협력을 호소했다.

참가국 사이의 이해 충돌은 구체적인 합의안 도출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짙다. <가디언>은 1일치 사설에서 “정상회의란 게 종종 그렇듯 합의문에 긴 원칙을 늘어놓고, 구체성은 결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가국들은 지난해 11월 1차 정상회의에서 향후 1년간 보호무역 장벽을 세우지 않겠다는 원칙엔 합의했지만, 실제론 주요·신흥 20개국 가운데 17개국이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세계은행이 밝혔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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