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P “생물종 12~30% 급감”
식량수급 위한 개발·오염이 주범
식량수급 위한 개발·오염이 주범
인류가 원인을 제공한 지구 역사상 6번째 대멸종이 진행되고 있다고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가 경고했다.
유엔환경계획은 25일 ‘지구 환경 전망’보고서를 내 “인류의 식량 수요를 충족하려면 더 많은 화학물질과 에너지, 물을 사용하고 가축과 곡물 생산 활동을 강화하거나, 보다 많은 땅을 경작해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보고서는 사람 1명당 환경적으로 21.9㏊의 땅이 필요하지만, 현재 15.7㏊만 확보될 정도로 인구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390명이 작성에 참여한 이 보고서는 농업과 산업, 어로 활동 강화, 오염 확산을 생물 종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주범으로 꼽았다. 어류는 지난 20년간 30%가 줄었고, 양서류는 30%, 포유류는 23%, 조류는 12%가 멸종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다양성에 대한 이 정도의 위협은 인류 역사상 가장 급격한 수준이다. 화석 증거로 볼 때, 앞서 5차례의 대멸종 시기를 제외하면 100배나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4억4천만년 전의 첫 대멸종을 비롯한 5차례의 대멸종은 지진활동과 혜성 충돌 등 모두 물리적 충격에 의한 것이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와 생물 멸종 속도, 증가하는 인구의 식량 문제는 모두 인류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며, 세계 인구가 2050년께 80억~100억명에 이를 것이므로 되돌릴 수 없는 정도로 지구가 망가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중국 하이난성에서 26일 열린 국제영장류학회 학술회의에서는 서식지 파괴와 고기 섭취를 위한 사냥, 기후변화로 세계 영장류의 3분의 1 가량이 멸종 위기에 놓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보고서 저자들은 가장 심각한 위기에 놓인 25종의 영장류 개체들을 다 모아봐야 축구장 한 개를 채울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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