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과 관계 복원 ‘외교무대’ 복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기피 대상이던 리비아와 베트남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돼 격세지감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유엔총회는 16일 리비아와 베트남을 내년부터 시작하는 2년 임기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리비아와 베트남은 각각 178표와 183표를 얻어 1차 투표를 무난히 통과했다.
10개 비상임이사국 중 교체 대상인 다섯 자리는 이밖에 부르키나파소와 코스타리카, 크로아티아가 채우게 됐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은 5개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처럼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유엔의 가장 강력한 기구인 안보리의 의사결정에서 동등한 표결권을 지닌다.
리비아는 1976~77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역할을 했지만, 88년 270명의 사망자를 낸 팬암기 폭파사건 배후로 지목되면서 국제 외교무대에서 고립됐다. 미국은 95년과 2003년에 안보리에 진출하려는 리비아의 의도를 좌절시킨 바 있다. 그러나 리비아가 비재래식 무기 개발 포기를 선언하고 ‘반테러 전선’ 동참을 선언하자, 미국은 2004년 리비아와 관계를 완전히 복원했다.
베트남은 처음으로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된다. 95년 대미 관계를 정상화한 베트남은 지난 6월 응우옌민찌엣 국가주석이 종전 뒤 32년 만에 처음으로 방미해 미국과 관계를 더욱 다졌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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