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펙정상회의서 밝혀…야당 반대속 새 법 제정 모색 뜻
“대외적인 공약이어서 그만큼 내 책임은 무겁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든 힘을 다 짜내지 않으면 안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8일 테러대책특별조처법(테러특별법)에 근거한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활동에 대해 ‘대외적 공약’이라며, 그 연장에 강한 결의를 내비쳤다. 야당의 강력한 반대에 봉착한 이 법을 연장하기 보다는 새로운 법을 제정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아베 총리의 테러특별법 연장 약속은 자칫하면 자신의 정치생명을 단축하는 위험한 약속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아베 총리는 장담과는 달리 7·29 참의원선거 결과 참의원을 장악한 민주당 등 야당이 11월1일 만기가 되는 특별법 연장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을 바꿀 만한 ‘뾰족한 수’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여론은 절반 이상이 연장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는 공약 실천을 위해 테러특별법 대신에 새로운 법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9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새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 만들지 정부·여당 내에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현행법 연장을 강력히 반대해온 민주당의 주장도 반영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신법 제정을 통한 해법 모색이 곧바로 공약실천으로 이어질지는 지극히 불투명하다. 테러특별법 반대 전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는 연장 법안이든 신법 제정이든 급유지원 활동의 계속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민주당은 10일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테러특별법과 각료들의 돈 문제를 쟁점으로 아베 정권을 흔들어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통해 정권을 획득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를 의식한듯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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