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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기구·회의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서 한국 ‘혼혈문제’ 도마

등록 2007-08-12 09:28

정부대표단 `단일 민족성' 역사적 배경 설명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위원장 레지 드 구테)가 우리 정부의 통합 이행 보고서를 대상으로 지난 9∼10일 이틀간 진행한 심사에서 우리나라의 `혼혈'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한국 보고서 담당 특별보고관인 안와르 케말 위원을 비롯한 몇몇 위원들은 한국 문화의 "순수한 혈통" 개념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이에 정부 대표단은 한국의 역사적 배경을 들어 이해를 시키려고 애썼다.

한 위원은 "그 개념은 일부 사람들은 `불순한 혈통'을 가지고 있다는 뜻을 내포하게 된다"며 "그 결과 그 개념은 인종차별철폐협약이 없애고자 하는 인종의 우월성이라는 관념에 매우 다가간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위원은 인종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단체들을 특별히 금지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부 대표단은 차별적 의미가 담긴 `혼혈'이라는 용어의 사용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뒤, 우리나라가 강한 `단일 민족성'을 유지하게 된 역사적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민족과 인종이 분화되지 않았던 한국은 20세기 초엽에 일제의 침략에 직면해 `단일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으며, 해방이후 한국 민족의 통일은 당연하게 여겨졌다고 대표단은 소개했다.

특히 강력한 단일 민족 정서와 민족주의는 한국의 근대화 기간에 한국민을 고무하는 주요한 원천이 됐고, 강대국들 사이에 낀 상황에서 그런 문화적 동질성은 공격의 수단이 아니라, 강대국들이 우월성을 강요하는 것을 물리치기 위한 방어적 기제로서 작용해왔다고 비교적 상세하게 역사적 배경을 거론했다.

그러면서도 정부 대표단은 그런 단일 민족성이 문화적 우월성이라는 위험스러운 관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뒤, 혼혈 및 순수 혈통과 같은 개념들은 한국이 민주적이고 다민족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극복돼야 하는 문제임을 한국 정부는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위원회측은 전했다.


정부 대표단의 이런 답변에 대해 한 위원은 `고정된 아이덴티티'의 위험성을 지적한 뒤, 한국은 다른 민족성을 지닌 사람들의 긍정적 기여를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과의 혼인 및 그들의 자녀들에 대한 인구 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고, 오늘날 세계화된 사회에서는 더 이상 단일 아이덴티티 측면에서 얘기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각급 학교, 특히 중등교육 과정에 이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케말 특별보고관은 인종차별의 불법성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교육시키기 위해 별도의 입법을 해야 한다고 한국 정부에 거듭 촉구한 뒤, 지난 해 혼혈아로 미국의 슈퍼볼 스타인 하인즈 워드를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청와대로 초청해 치하한 것을 두고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밖에도 이틀간에 걸친 심사를 통해 위원들은 이혼시 외국인 여성 배우자의 지위, 지난 2월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사건, 한국내 중국인 귀화 문제, 이주 노동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파고 들었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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