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등 9개국, 졸릭 총재에 항의편지
세계은행이 1996년 이후 해마다 발표하는 ‘국정관리지수’ 보고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24개 세계은행 이사국 가운데 중국·러시아·멕시코·아르헨티나 등 9개 나라가 이 보고서에 항의하는 편지를 로버트 졸릭 총재에게 보냈다고 외신들이 12일 보도했다. 이들 나라는 편지에서 국정관리지수 산정 기준이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하고 “세계은행이 이런 분석 작업을 계속할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쪽은 “우리는 세계은행 분석가들이 중국에서 언제 어떻게 조사작업을 했는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세계은행 안에서도 현장 조사를 하지 않고 프리덤하우스, 헤리티지재단, 갤럽 등 30개 외부기관의 자료를 분석해 점수를 매긴 국정관리지수가 각국의 구체적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지난 1월에는 세계은행 10개 이사국이 이 지수를 공식 문서인 ‘개발지수’ 보고서에 포함시키려는 폴 울포위츠 전 총재의 방침에 반대하는 공동 서한을 전달한 적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이번 중국 등의 항의가 취임 보름이 된 졸릭 총재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 전했다. 세계은행은 1996년부터 세계 212개 나라의 △정치 안정 △정부 효율 △부정부패 통제 △규제의 질 △언론자유 △법치의 6개 분야를 조사해 국정관리지수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지난 10일 올해 보고서를 냈다. 세계은행은 이 보고서가 공식 견해가 아니라 부설연구소 연구자의 의견이라고 설명하지만, 매년 발표될 때마다 국가 신인도와 평판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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